UPDATED. 2024-04-27 17:30 (토)
[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김진혁 작가
  • 승인 2023.04.07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혁 작가] INTRO: 사랑, 망명 그리고 현대인의 분열

체코 태생 소설가. 1984년 발표된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역사 속의 실존과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반목을 다룬 작품. 삶의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이분법적 측면에서 현대인의 분열을 묘사한 마지막 소설.

세계주의적이며, 정치적 감각을 두드러지게 한 작품으로 1988년 필립 카우프만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960, 70년대 유럽을 뒤흔들어 놓은 무거운 역사의 상처와 개인적 트라우마를 어깨에 짊어진 네 남녀의 생과 사랑의 모습을 그렸다.

개인의 운명이 얼마나 덧없고 위험한지를 표출하면서, 한 사람의 삶에 이어진 반복과 경험, 시험과 실패의 가능성조차 사라진 현실의 암담함을 묘사했다.

생애: 서로 다른 색깔의 사랑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는 체코슬로바키아 브르노 태생의 소설가. 그의 아버지는 상당히 기품 있는 집안으로 체코의 주요한 음악학자이자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쿤데라는 그의 아버지에게서 피아노를 배웠고, 그 영향으로 나중에는 음악학을 공부하여 작품의 근간이 된다. 심지어 그는 악상 기호를 텍스트 속에 그려 넣기도 했다. 그는 프라하 카렐 대학교에서 문학과 미학, 공연 예술을 공부했다.

쿤데라는 1968년 프라하의 봄에 참여. 쿤데라의 첫 번째 소설 《농담》에서 사회주의 체제의 전체주의적 특질에 대한 풍자적 내용으로 1968년 소비에트 연방이 그의 고향을 점령한 이후 쿤데라의 집필 활동이 금지되었다.

시민권을 박탈 당한 그는 프랑스로 망명하였다. 『농담』 프랑스어 판 서문에서 루이 아라공(Louis Aragon, 1897~1982)은 쿤데라를 “금세기 최고의 소설가 중 한 사람으로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 주는 소설가.”라고 격찬했다.

쿤데라는 자신을 정치적 혹은 반체제적 작가가 아니라 순수한 작가로서 보아달라고 누차 강조했다. 역사의 상처에 짓눌린 ‘존재의 가벼움’으로 세계적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예루살렘 상 및 유러피안 문학상, 체코 작가연맹상을 수상했다. 1983년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한 미국 미시건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체코 프라하 전경./출처=픽사베이
체코 프라하 전경./출처=픽사베이

작품 세계: 생의 가벼움과 무거움, 우리들의 자화상

토마시는 장래가 촉망되는 프라하의 외과 의사였다. 자식을 하나 낳고 이혼한 그는 화가 사비나를 비롯해 짧게 사귄 다른 많은 애인과 마음껏 정사를 나눈다.

사비나에게는 대학교수인 프란스라는 애인이 있다. 어느 날 토마시는 체코의 시골 마을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테레자를 만나 함께 살기로 한다.

하지만 스스로가 에로틱한 우정이라고 이름 붙인 그 가벼운 삶을 토마시는 버리지 못하고 이 여자 저 여자를 전전한다. 그런 토마시를 지켜보는 테레자는 질투와 체념으로 인한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진다. 1968년 소련의 체제 협조를 거부한 죄로 토마시는 외과 의사 자격을 박탈당한다. 그후 청소부, 트럭운전사 등 여러 일자리를 전전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는 토마스는 진실한 사랑을 깨닫는다.

작품 속의 명문장: 미학적 관점으로 허무감을 표출하다.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고자 하는 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다.”

"인생이란 한 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다.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가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마저도 무의미한 것이다.”

“인생의 드라마는 항상 무게라는 기준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녀의 드라마는 무게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사비나 위에 떨어진 것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