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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 김진혁 작가
  • 승인 2023.04.21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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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작가] INTRO: 소비에트 사회를 비판하다 추방

세계 2차대전 당시 포병장교로 참전했던 솔제니친은 종전 후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스탈린을 비판한 것 때문에 강제노동수용소에 수용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 ‘암병동 수용소’등 소련강제수용소의 실상을 폭로하는 소설을 쓰는 계기가 됐다. 그 공적을 인정받아 솔제니친은 197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국외로 추방된 후 미국에서 망명 생활하다가 2008년 타계한다. 지극히 평범한 수용소 생활을 유머러스하고 담담한 필치로 묘사. 권력자에게 희생당한 약자들은 비참함 속에서도 존엄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주장.

생애: 용기 있는 비판

키슬로보드스크 출생. 아버지는 솔제니친이 태어나기 6개월 전에 사망하고 그의 어머니는 타이피스트 겸 속기사로 일하며 홀로 아들을 키웠다.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낸 솔제니친은 예술에 조예가 깊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많은 책을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작가에 대한 꿈을 키워왔지만, 아픈 어머니와 힘든 가정형편으로 인해 모스크바 유학을 포기하고 차선책으로 수학과를 택했다.

1924년 레닌이 사망하고 스탈린이 집권하면서 소비에트 사회는 숨 막히는 감시 체제로 바뀌었다. 체제 반동죄레 걸려 8년간 수용소에서 보내고 3년의 유배 생활을 겪었다.

1962년 발표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는 그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로 만들어 주었다. 이후 발표된 『암병동』(1968), 『제1원』(1968), 『1914년 8월』(1971년), 『수용소 군도』(1973~1976) 등의 작품들이 호평을 받으며, 그는 세계 문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소련 작가 동맹에서 제명당하고, 가족과 헤어져 미국으로 강제추방을 당하였다. 그는 1970년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암병동』 등 뛰어난 작품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94년에는 오랜 설움의 시간이 끝나고, 복권되어 러시아 시민권을 회복하였다. 이후 2007년 러시아 작가로서 최고의 명예로 꼽히는 국가공로상을 받았지만, 2008년 8월 3일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출처=픽사베이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출처=픽사베이

작품 세계: 진실을 막을 수 없다

주인공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는 기상 신호를 듣고 온종일 강제 노동 후 취침에 들어가기까지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을 묘사하면서 당시 스탈린 치하의 처참함을 증거했다.

수용자들은 빈대투성이인 낡은 침구를 쓰고, 죄수복도 낡아 추위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식사는 겨우 몇 숟가락 밖에 안되는 죽, 썩은 생선과 멀겋게 끓인 수프, 제대로 굽지 않은 딱딱한 흑빵이 전부다.

늘 죄수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며 버텨야 한다. 교도관들은 죄수를 거의 인간 취급하지 않는다. 노동환경은 가혹하기 이를 데 없다. 솔제니친만큼 수용소 생활을 생생하게 잘 표현할 수 있는 작가는 없다.

에피소드: 서구 사회를 고발하다

#1. 1973년 프랑스에서 『수용소군도』가 출간되자 솔제니친은 구금됐다. 그러자 서방 국가들의 석방 탄원이 이어졌다. 1974년, 소련 정부는 솔제니친을 해외로 추방했다.

1968년 솔제니친의 『암병동』이 마이크로필름에 담겨 서방으로 유출됐고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출간됐다.

이 소설은 소련 사회를 ‘거대한 병동’에 빗댄 작품이었다. 건조한 관료들과 무력한 환자들의 모습을 대조시킴. 솔제니친은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나 소련 정부는 시상식 참여를 막았다.

#2. 솔제니친은 갈망하던 자유를 찾아 서유럽의 자유 세계로 망명하였지만, 소련보다 더 깊은 절망에 빠졌다.

특히 서유럽 청소년들이 육체적 환락과 자유, 물질주의에 빠진 것에 개탄하면서 "만일 오늘날의 서방 자유세계가 내 조국 소련의 모델이 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말해 그 대답은 부정적이다. 이대로 가면 서유럽 사회는 급격히 몰락할 것이다."라고 했다.

명문장: 위대한 작가는 나라의 제2의 정부다.

“여기에는 말이야, 모든 사람의 규책이라고 해봐야 황야밖에 없러, 하지만 여기서는 제대로 살아가는 인간은 있지. 바로 라게리에서 몸을 망치는 놈, 구석구석 식기를 핥아먹는 놈, 의무실을 들락거리는 놈, 그리고 뒷구멍으로 동료를 밀고하는 놈이지” _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서

“휴대할 수 있는 것만 소유하고, 언어, 국가, 사람들을 알아라. 기억을 여행 가방 삼아라.”

“공산주의자들은 벽에 부딪힐 때만 후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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