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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서머싯 몸‘달과 6펜스’
[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서머싯 몸‘달과 6펜스’
  • 김진혁 작가
  • 승인 2023.05.26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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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작가] INRRO: 달빛 세계에 이끌려 세계를 탈출한 화가 이야기

잉글랜드의 소설가 겸 극작가. 그의 시대에서 제일 유명한 작가였으며, 1930년대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작가였다.

사생활 논란으로 인해 '예술가의 사생활이나 행동은 분리한 채 오직 작품성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이기도 하다.

생애: 예술지상주의의 구현

프랑스 파리의 영국대사관에서 일하던 영국 외교관의 아들로 프랑스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사제였던 삼촌에게 거둬진다.

이후 공인회계사 공부를 하다가 그만둔 뒤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의과대학을 졸업, 의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문학에 더 큰 흥미를 느껴 작가로 활동했다.

서머싯 몸(1874~1965)은 10세 전에 부모를 잃고, 말 더듬는 버릇 때문에 어려서 자신감이 약했지만, 삶과 예술에 관한 성찰과 질문을 통해 극복한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 완성한 장편 소설 '인간의 굴레'는 작가의 고독한 청소년 시절을 거쳐 인생관을 확립하기까지 정신적 발전의 자취를 더듬은 자서전적 대작으로 대표적 걸작이다. 그 외에 긴 생애에 걸쳐 많은 작품을 남겼다.

제1차 세계대전 때 MI6 소속 스파이로 러시아에서 활동한 적이 있으며 그 체험을 소설로 남겼다. 또한 극작가로서 희극에도 재능을 보여 오스카 와일드풍의 희곡 프레드릭 부인 등 코미디 희곡도 많이 썼다.

더불어 당시만 해도 극히 일부에게 인정받던 폭풍의 언덕을 높이 평가하며 언론 여기저기에 크게 다루면서 이런 명작이 묻혀지다니 이건 죄악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 소설은 재평가되고 영국 문학에서 전설이 되었다.

또한 당시 알려지지 못한 모비 딕도 엄청 높게 평가하여 여기저기 알린 인물이다. 몸이 쓴 ‘달과 6펜스’는 불후의 명작으로 평가받고 서구 영문학 연구가들에게 대문호로 인정받았다.

조지 오웰은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현대 작가는 서머싯 몸이다. 이야기를 장식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전개하는 힘 때문에 그를 가장 존경한다.”

'달과 6펜스'는 폴 고갱의 생애를 모델로 한 작품이다. 엘리자베스 2세에게 명예 훈위(CH) 칭호를 받았다. 그 후 1965년에 프랑스 니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출처=민음사
출처=민음사

작품세계: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자신을 고문하는 딱한 존재

천재 화가 폴 고갱의 생애에서 모티브를 얻어 쓰인 이야기, 영원과 무한을 동경하는 화가의 일대기를 그린 탐미주의 계열의 작품이다. 특이한 인간형을 창조한 것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런던의 평범한 주식중개인으로 처자가 있는 40대 남자이다. 이 남자가 돌연 무엇엔가 홀린 듯 처자를 버리고 파리에 나가 화가가 된다.

그는 “내가 말하지 않았소,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소. 물에 빠진 사람은 수영을 잘하건 못하건 허우적거리며 헤엄을 칠 수밖에 없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대로 물에 빠져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오.”라고 말한다.

그는 그에게 호의를 보이는 선량한 친구의 부인과 정을 통하여 그 일가를 파멸시킨다. 마지막에는 타히티섬으로 이주하여 나병에 걸려 고통의 나날을 보내며 강렬한 그림을 그리다가 그 섬에서 죽는다.

이 소설의 제목에서 ‘달’은 때로 광기(狂氣)와 예술의 극치를 뜻하고, ‘6펜스’는 재산과 세속적인 명성을 갈망하는 감정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어록: 작가는 미완성을 두고 죽지 않는다, 인생은 통속적

“사랑과 예술을 제대로 느끼기엔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도 짧다.”

“인생의 크나큰 비극은 죽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를 그만두는 것이다.”

“사람들은 비판해 주기를 요구하지만, 사실은 오직 칭찬만 받기를 원한다.”

“독서하는 습관은 인생의 거의 모든 불행으로부터 자신을 위한 은신처를 만드는 것이다.”

"영혼을 위해 하루에 두 가지 정도는 싫은 일을 하는 것이 좋다."- 서머싯 몸

에피소드: 이기주의자 예술지상주의의 구현

#1. 젊었을 때 인기 없던 작가 시절, 차별적 마케팅으로 책을 팔았다. 신문에 자신은 부자라면서 '결혼 상대로 서머싯 몸이 쓴 소설에 나오는 여성 같은 인물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라는 광고를 냈다. 여기저기 여성들이‘달과 6펜스’ 책을 사서 읽음으로써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2. 서머싯 몸 상 (The Somerset Maugham Awards)은 1947년 서머싯 몸이 제정한 젊은 문학인(만 30세 이하)들을 위한 상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00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88)은 1953년 서머싯몸 상을 받았다. 이 상은 매년 시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마땅한 작가가 없을 때는 시상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3. 서머싯 몸은 생생한 대화체에 강해 희곡을 잘 쓰는 재주가 있다. 그의 희곡들은 공연으로 다수 상영되며 그에게 충분한 재정적 여유를 안겨주었지만,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한다는 비평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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