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7:30 (토)
[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앙드레 지드 ‘좁은 문’
[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앙드레 지드 ‘좁은 문’
  • 김진혁 작가
  • 승인 2023.06.09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혁 작가] INTRO: 청교도적 종교관의 소유자

문학의 여러 가능성을 실험한 프랑스 소설가. 프랑스 문단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어 20세기 문학의 진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으며 주요 저서로는《좁은 문》등이 있고, 194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생애: 프랑스 문단에 새로운 기풍과 문학의 진전에 지대한 공헌

1869년 11월 22일 파리에서 출생. 신교도이며 파리 법과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가톨릭교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1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엄격한 종교적 계율을 강요한 어머니 밑에서 소년기를 보냈다. 그 무렵에는 병약하고 학업습득도 불규칙하여 지능발달도 늦은 편이었으나, 18세경부터 문학에 대한 열정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어렸을 때 받은 엄격한 기독교적 윤리관과 내재된 육체적 욕망의 갈등이 오랫동안 그를 지배했다. 26세 때 청순한 애정을 바친 사촌누이 마들렌 통도와 결혼했지만, 정신적인 사랑만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공산당에 입당하여 소비에트에 간 적도 있으나 귀국 후 공산당에서 탈퇴했다. 상징주의적인 발상에서《나르시스론 Traité du Narcisse》(1893)을 비롯한 몇 편의 수상집·시·소설 등을 썼다. 이 초기작의 내용은 육체적 욕망과 정신적 사랑의 갈등, 자아에 대한 심리적 감정 분석 등이다.

그가 인생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것은 1893년의 아프리카 여행이었다. 아프리카의 작렬하는 태양과 야성적 풍토는 그동안 누르고 있던 엄격한 그리스도교적 윤리에서의 해방을 만끽하고, 강렬한 생명력만이 삶의 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의 최초의 소설 <배덕자 L’Immoraliste>(1902)는 모든 인습을 무시한 채 새로운 생명의 기쁨을 끝까지 추구하려는 지드의 변신을 형상화한 것이다. 삶에서 나오는 기쁨을 최대한으로 압축하고 진리를 향한 대담무쌍한 사랑과 예리한 심리적 통찰을 표현했다.

앙드레 지드는 고전주의적 소설 양식과 더불어 문학 장르의 총체적인 통합 시도로 1947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문학의 감성과 지성을 다각적으로 재검토하고 갱신한 그의 업적은 현대문학에 공헌했다. 1947년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박사 학위 수여 받았고, 19512월 19일 파리에서 폐결핵으로 사망.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출처=픽사베이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출처=픽사베이

작품 세계: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앙드레 지드의 대표작 ‘좁은 문’은 비인간적인 자기희생의 허무함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종교적 금욕주의에 대한 회의를 암시한다. 자전적 요소가 짙게 깔려있고 아름다운 서정과 정교한 심리묘사가 뛰어났다.

깊은 신앙의 사랑과 현실적인 사랑을 가진 사람들 간의 갈등을 표현한 작품이다. 인생에서 참되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인생에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표를 갖게 했다. 좁은 문은 신약성서 누가복음서 속의 '좁은 문'에서 인용된 것이다.

앙드레 지드는 소년 시절에 큰 사건을 겪는다. 두 살 위인 외사촌 마들렌에 대한 순진한 사랑으로, 지드가 열세 살이 되었을 때, 마들렌이 바람기가 있는 어머니 때문에 슬퍼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는 그녀를 슬픔에서 구출하는 것이 자기의 임무라고 결심했었다.

이 작품의 알리사는 신앙심이 깊어 제롬과 손을 잡고 하나님이 가르치는 ‘생명의 길’을 걸어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기에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3년 뒤 숙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프랑스로 돌아와 알리사와 재회한다.

그녀는 말라서 그림자처럼 변해 있었다. 제롬은 그녀에게 다시 구혼하지만 “옛날 일은 이제 생각하지 말아요”라고 대답한다. 그로부터 석달 뒤 알리사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를 받는다. 말없이 집을 나가 소식을 끊고 파리의 요양원에서 숨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피소드: 청교도적 종교관의 소유자

#1. 앙드레 지드는 경직된 청교도 교육 아래 자랐다. 그의 어린 시절은 성경의 한 구절을 왜곡해 자신의 가족마저 괴롭게 만드는 우습고 이기적인 ‘좁은 문’을 만드는 이들이 넘쳐났다. 

강산이 몇 번이 바뀌고 그가 숨쉬던 곳과는 반대에 있는 이 곳에는 아직도 종교, 가난, 성별, 등의 명패를 붙인‘좁은 문’을 경쟁하듯 만드는 이들이 있다. 그 광신적 자기 위로의 끝은 어디일까? 누구를 위한 것일까?

#2. 오늘날 지드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고 그의 작품들에 대한 해석도 제각각이다. 그가 유일하게‘소설’이라고 지칭한 <사전꾼들 Les Fauxmonnayeurs>(1926)은 현대소설의 시작을 알린다.

이 작품은 종래의 소설 관념을 타파하고 새로운 형식과 구성을 시도한 획기적인 작품이다. 지드의 다양성은 창작 이외에 사회적 관심과 비평활동에서도 확인될 수 있다. 그의 《콩고 여행》(1926)은 프랑스 식민주의에 시달리는 원주민의 참상을 여지없이 폭로하여 큰 파문을 일으켰다.

작품 속 명문장: 나는 너무 불행하다. 그런 불행을 이기는 내가 아름답다.

“나는 좀 더 넓고, 좀 더 빛나고, 좀 더 쓸쓸한 다른 나라를 생각하고 있어.
어느 날, 어떤지 모르지만, 알지 못하는 신비로운 나라를 우리 둘이 보게 되리라는 이상한 신념이 내 가슴속에 깃들어있어.”

“너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가장 험준한 길도 내겐 언제나 가장 좋은 길로 여겨지는 거야.”

“하느님을 사모하는 영혼이 덕행에 몸을 바치는 것은 무슨 보수를 바라서가 아니라, 고귀한 마음씨를 타고났기 때문이 아니겠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