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브리핑 서재호 기자] 지난 4월 29일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1~2층 상부구조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당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철근 누락’과 관련, 아파트 단지 설계·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들과 3년간 2천335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정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를 포함해 16개 단지 설계·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 18개사가 77건의 일감을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일들 업체는 2020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3년여간 경쟁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수주했으며, 수의계약 용역은 총 총 2천335억원 규모다.
가장 많은 수의계약을 맺은 A건축사사무소는 LH 출신이 창립했으며, 현 대표이사도 LH 출신이다. 3기 신도시 공동주택 설계용역 등 11건을 343억원에 수주했다. A사는 철근 누락이 확인된 1개 단지를 설계했고, 3개 단지에서는 감리를 맡았다.
아울러 LH 처장·부장급을 영입한 B건축사사무소는 고양창릉, 파주운정 등 신도시 아파트 단지 설계용역 6건을 275억원에 수주했다.
또한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를 설계한 C사는 지난 3년간 수의계약으로 설계용역 6건, 269억원 규모를 따냈다. 검단 아파트 설계 역시 2020년 7월에 체결한 50억5천만원 규모 수의계약이었다.
특히, C사는 LH뿐 아니라 서울시·서울주택도시공사(SH)·조달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출신의 전관을 채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량판 기둥 154개 전체에 전단보강 철근을 빠뜨린 양주회천 아파트 단지를 설계한 D종합건축사사무소는 설계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대거 수주했다.
수주규모는 217억원 상당의 계약 7건이다. LH 처장 출신 등을 영입한 이 회사는 양주회천을 포함해 철근 누락 2개 단지의 설계를 맡았다.
앞서 지난 11일 이한준 LH 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공주택 설계·시공·감리에서 LH가 가진 권한을 과감하게 민간이나 다른 기관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특히 감리에 대해서는 “민간은 지방자치단체에 감리업체 선정을 위탁하는데, LH는 직접 선정하기 때문에 전관 문제가 생긴다”며 “감리 선정 권한을 LH에서 떼어 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