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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스피노자 범신론, 형이상학적 유물론
[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스피노자 범신론, 형이상학적 유물론
  • 김진혁 작가
  • 승인 2023.10.20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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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작가] 참된 선(善), 최고의 행복,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철학적으로 추구했다. 그는 과학적 지식을 중시하면서도 직관적 체험을 존중했고, 전체론적 틀을 갖고서도 개체 생명을 소중히 여겼으며, 종교적 심성을 지닌 동시에 탈종교적 태도를 보였다.

INTRO: 참된 선(善), 최고의 행복

총명하고 신앙심이 깊은 엘리트였지만, 인격신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문 당했다. 스피노자는 세계 자체가 이성이며 곧 신이라고 생각했다. 평생 동안 사람들에게 비난받으며 힘들게 살았지만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 <신학 정치론>을 펴내며 자신의 철학을 겸손하게 지켜나갔다.

생애: 다락방의 합리론자

스피노자(1632~1677)는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 집안은 스페인에서 박해를 피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한 유대인으로 유대 공동체 교육을 받았다. 그가 생존했던 시기는 네덜란드가 스페인 왕국으로부터 독립하여 자본주의 사회 형성의 선두를 달리던 시대였다.

그의 자유 사상과 자연 지배 및 인간 개조론은 비판의 대상이었다. 그의 철학은 범신론과 유물론적 주장이었다. 천사는 환상이며 영혼은 생명체 안에만 존재한다는 견해를 발설하여 암스테르담 유대교회에 의해 파문당했다.

파문을 당한 스피노자는 렌즈 가공 기술을 익혀 어렵게 생계를 유지했다. 자유사상가 프란시스쿠스 반든엔든의 라틴어 학교에서 조교 역할 하면서 데카르트 철학을 비롯한 다양한 철학과 자연과학에 대한 조예를 길렀다.

그는 풍족하지 않았지만, 가난에 시달리지는 않았으며 수입의 대부분은 책을 사는 데 썼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몇 년 뒤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랍비 회의에 스피노자에 대한 파문 해제를 건의하는 탄원서가 접수됐다. 당시 독일 최고의 하이델베르크 대학으로부터 초빙을 받았지만 거절하고, 처절한 고독과 빈곤 속에서 43세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사상: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철학적으로 추구하다

스피노자는 자유주의와 공화정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신망이 높았다. 주저 <에티카>와 <신학정치론>을 집필하여 공화정의 정치 이념을 지원했다.

사상의 밑바탕은 '신'(神)은 무한한 계속성을 가지며,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실체로 해석될 뿐 아니라 또 '자연'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그의 유물론은 형이상학적이고, 동적이지 않고 정적이며, 또 발전에 대한 관점이 보이지 않았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면서, 속성은 개체로서 규정된 '양태'(樣態, modus)이다. 지성(知性)은 무한한 여러 속성 안에서 '연장'(물질)과 '사고'(정신)라는 두 개의 속성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양자는 실체의 대응 관계에 있지만 통일된 감정과 지성이다. 자기보존의 욕구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감각적 인식을 제거하고, 이성적 및 직관적 인식의 존재를 받아들여야 한다. 동시에 감각적 인식을 열등하게 보는 합리주의 정신을 갖아야 한다.

명언: 유럽의 형이상학 체계의 창시자

‘우리가 사랑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없다. 그것을 잃었다 해도 슬픔이 생기지도 않을 것이고 다른 사람이 소유한다 해도 시기하는 마음이 없을 것이며, 두려움도 미움도 없을 것이다.

요컨대, 영혼의 동요가 전혀 없을 것이다. 이것들은 모두 없어질 것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생기는 것들이다. 그러나 영원하고 무한한 것에 대한 사랑은 순수한 기쁨으로 영혼을 먹이며 어떤 슬픔도 여기에 끼어들지 않는다. 이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온갖 힘을 다해 추구해야 할 것이다.’ -<지성개선론> 

‘나는 신을 절대적으로 무한한 존재, 즉 모든 것이 각각 영원하고 무한한 본질을 표현하는 무한한 속성으로 이루어진 실체로 이해한다.’ 

‘신 이외에는 어떠한 실체도 존재할 수 없으며 파악될 수도 없다.’

‘모든 것은 신 안에 있으며 생성하는 모든 것은 오직 신의 무한한 본성의 법칙에 의해 생기고, 또 신의 본질의 필연성으로부터 생긴다.’

에피소드: 신은 모든 사물의 초월적 원인이 아닌 내재적 원인이다.

#1. 스피노자가 하이델베르크대학 교수직 제안을 사양한 이유는 자유로운 철학 활동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2. 렌즈를 가공하면서 유리가루를 많이 마셔 폐질환 앓다가 1677년 2월 21일 아침 여느 때와 같이 집주인 부부와 담소를 나누었고, 집주인에게 부탁해 닭고기 스프를 끓이게 했다. 오후에 닭고기 스프를 맛있게 먹은 후 숨을 거두었다.

#3. 스피노자는 프랑스로 이주해 루이 14세에게 저서를 헌정한다면 연금을 비롯한 후대를 받을 것이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오히려 그의 일로 인해 반역자, 첩자로 의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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