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7:30 (토)
[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쇼펜하우어 염세주의, 심리적·윤리적 해탈 제시
[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쇼펜하우어 염세주의, 심리적·윤리적 해탈 제시
  • 김진혁 작가
  • 승인 2023.11.10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혁 작가] 쇼펜하우어의 세계관은‘의지의 세계’와 ‘표상의 세계’로 나뉜다. 의지의 세계는 욕망에 의한 사태 인식이다. 행복과 불행조차도 의지의 결과일 뿐이다. 표상의 세계는 감각으로 전달된다.

인간이 이성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염세주의 사상과 삶에 집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는 플라톤과 칸트의 사상에 큰 영향을 받았고, 과학 기술적 세계관을 반성하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지었다.

한때 공포와 망상에 사로잡혀 기이한 행동을 했었지만, 인간과 세상에 대한 사랑과 비판 정신을 가졌던 염세주의 철학자였다.

INTRO: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염세주의로 잘 알려졌고, 자신이 칸트의 사상을 올바르게 이어받았다고 확신했다. 그는 인간의 본질이 ‘의지’에 있다고 본다. 여기서 의지란 충동과 욕망을 의미하며, 인간이 이성과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움직인다는 기존의 사상과 배치된다.

세계는 이성보다는 의지에 의해 움직인다고 주장한다. 대학강의에서 헤겔과 충돌한 후 대학교수들의 파벌을 경멸하여 아무런 단체에도 얽매이지 않고 줄곧 독자적인 연구 활동을 지속하였다. 힌두교와 불교를 접한 무신론자로서 서양에 최초로 동양 철학을 알렸다.

생애: 독창적, 자신만만한 염세주의자

쇼펜하우어(1788~1860)는 독일의 단치히에서 돈이 많은 상인 아버지와 소설가 어머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부모들의 부부관계가 좋지 않아,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소년 쇼펜하우어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어한다. 진로 문제를 고민할 때 아버지는 유럽을 여행하도록 권한다. 여행 이후에 쇼펜하우어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히 알게된다. 돈 버는 일에 치중하기보다는 비참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위인이 되고 싶었다. 

1809년 괴팅겐 대학교 의학부에 입학하여, 한 학기 동안 의학을 공부했지만 철학에 더 흥미를 두었다. 쇼펜하우어는 학교의 몇몇 천박한 교수들의 강의보다도 이미 죽고 없는 과거의 위인들이 남긴 작품들이 더 가치 있을 때가 많다고 생각했다. 강의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문과 논평을 쓰면서 몇몇 교수들의 의견을 비판했다.

자살로 추정되는 아버지의 죽음 후에 그의 어머니는 문화와 사교 생활에 더 열중했다. 성년이 되는 해에 쇼펜하우어는 어머니를 상대로 법적인 소송을 걸었고, 유산 중 삼분의 일을 받아내어 평생 풍족하게 살 수 있었다.

1855년부터 라이프치히 대학의 철학과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개설했다. 쇼펜하우어는 이 시절의 심정을 시적으로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이제 여정의 목적지에 지쳐 서 있다. 지친 머리는 월계관을 쓰고 있기도 힘들구나. 그래도 내가 했던 일을 기쁘게 돌아보는 것은 누가 뭐라 하든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라“

쇼펜하우어는 괴테에게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증정했다. 수개월 동안 괴테와 교제하며 연구하고 토론했다. 괴테는 가끔 쇼펜하우어를 자기 집에 초대해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누었다. 폐렴 증상을 겪은 후 자택에서 사망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사상: 헤겔의 낙관주의와 마르크스주의 형상

철학적 업적은 염세주의와 부정의 힘을 부각시켰다. 세상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고, 세상을 어둡고 비참한 것으로 이해하고 혐오하였으며 삶이란 고통스러운 실체라는염세주의 철학을 주장했다.

의지는 욕망이고 욕망은 충족될 수 없기 때문에 인생은 어린애 속옷과 같다. 그것은 짧고 똥오줌으로 더럽혀져 있다. 인생은 고통이 가득 찬 혐오스러운 고난의 길이며, 인간은 불안과 근심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고난의 삶을 벗어나기 의한 두 가지 길이 있다. 

첫 번째 길은 예술을 아무런 이해 관계없이 감상하는 것이다. 예술에는 환상의 베일이 벗겨져 있으며, 의지는 개개의 사물들의 이면에서 초개인적인 원칙으로 드러난다.

두 번째 길은 의지의 부정과 억제를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의지가 현실의 본질이기 때문에 그의 구원의 목표는 해탈을 통해 열반에 도달한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불교의 나라의 종착이다. 쇼펜하우어는 철학분야보다도 그 외의 과학분야, 예술분야에 더욱 큰 영향을 끼쳤다.

찰스 다윈은 쇼펜하우어의 글들을 자신의 저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에 인용하기도 했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의 기초에 해당하는 '억압'에 대해서 자신보다 먼저 쇼펜하우어가 잘 설명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쇼펜하우어는 문학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 가운데 불교적 색채가 강한 것은 쇼펜하우어의 사상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앙드레 지드는 자서전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쇼펜하우어로부터 위로를 받았다. 표현할 수 없는 기분으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자세히 읽어나갔고 자주 읽었다. 다른 모든 것들이 나의 주의를 뺏지 못할 정도로 집중해서 읽었다. 스피노자나 니체같은 철학자들의 책도 읽었다. 내가 철학에 빠진 계기는 쇼펜하우어 덕분이며 오로지 쇼펜하우어 덕분이었다. 쇼펜하우어보다 헤겔을 더 좋아하는 인간이 있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명언: 인간은 자신을 찬양하는 사람보다 자신을 경멸하는 사람에게 더 신경 쓴다

“돈 빌려 달라는 것을 거절함으로써 친구를 잃는 일은 적지만, 반대로 돈을 빌려줌으로써 도리어 친구를 잃기 쉽다. ”
“돈이란 바닷물과도 같다. 그것은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말라진다.”
“보통 사람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에 마음을 쓰고, 재능 있는 사람은 시간을 활용하는 것에 신경을 쓴다.”
“세계는 비참한 사람에게 있어서만 비참하고 공허한 사람에게 있어서만 공허하다.”
“패배가 따르는 고통을 자발적으로 겪어 보라. 그러면서 인품이 형성되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시간을 어떻게 소비할까 생각하지만 지성인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까 궁리한다. ”
“하루는 작은 일생이다. 아침에 잠이 깨어 일어나는 것이 탄생이요, 상쾌한 아침은 짧은 청년기를 맞는 것과 같다. 그러다가 저녁, 잠자리에 누울 때는 인생의 황혼기를 맞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에피소드: 의지 이론 설파

#1.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쇼펜하우어를 이렇게 평했다. “쇼펜하우어는 이례적으로 국가주의에 얽매이지 않았고 독일의 작가들을 훤히 잘 알았던 만큼이나 영국과 프랑스의 작가들에 대해서도 능통했다. 여타 철학자들보다도 믿음직한 철학을 추구한 예술가와 문학가들에게 쇼펜하우어가 끼친 영향은 막대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바탕으로 자신의 철학을 시작했다.

#2.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시절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는데 동료들의 성향, 생각, 농담, 여자 얘기 등에 동조하지 않았고 방공호에서 쇼펜하우어의 책이나 열심히 읽고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을 고민했다.

#3. 당대의 인기 학자였던 헤겔, 피히테, 셸링 등을 비판하여 외톨이 철학자이다. 여성증오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쇼펜하우어는 여성이 “유치하고, 천박하며, 근시안적” 이기 때문에 “천성적으로 복종하는 역할에 걸맞다”고 주장했다.

#4. 쇼펜하우어 70살 생일 파티가 열렸고 신문 기사에도 생일파티 소식이 실렸다. 유럽 각지에서 쇼펜하우어를 만나기 위해 손님들이 찾아왔다. 베를린 왕립학술원에서 쇼펜하우어를 뒤늦게 회원으로 추대하고자 했지만 쇼펜하우어는 나이가 많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했다.

#5.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수염을 면도해주는 이발사도 전혀 신뢰하지 않았고, 외식하러 갈 때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한 잔을 사용하지 않는 결벽증이다.

#6. 쇼펜하우어는 온종일 서재에 틀어박혀서 시간도 잊은 채 책만 읽고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