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수 교수는 “모두 드러내었을 때 보다 드러나지 않는 부분을 중요시 여기고 여기에 정감이라는 것이 기저에 깔리게 됨으로써 동양의 미는 절제의 미를 강조하고 오랜 세월 동안 지켜져 온 동양의 기본적인 미적 정서가 된 것”이라며 동양의 심미의식을 설명했다.
또한 “대상을 대상으로서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발견된 자아를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시키기 위해서 다각적인 실험과 다양한 표현에 대한 시도를 하게 되었다”며 “소재에 있어서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제거하고 본래 소재가 지니고 있는 색상에서 탈피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부합하는 색채를 선택해 본질에 더 가깝게 접근하려고 시도했다”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말했다.
특히 “오랜 전통과 경험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동양의 색채에 대한 깊은 연구와 더불어 지금 이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색채관을 수용, 발전시키는 것이 앞으로 연구해야 할 몫”이라며 끝없는 연구와 발전이 있어야 하는 과제를 제시했다.
하연수 교수는 “흐름에 따라 휩쓸려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상위의 작가들에게만 몰리는 것이 아쉽다”며 “작품세계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현 미술의 편중성을 아쉬워했다.
“유명한 작가보다는 훌륭한 작가”, “언젠가는 제대로 평가받는,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하연수 교수는 “자존심을 지키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흔들리지 않는 초심을 밝혔다.
하연수 교수는 교수로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우리 시대는 상상도 못했는데 지금 학생들은 졸업 후 뭐해서 먹고 살아야 하냐고 되질문한다”며 “작가로 살려면 정말로 열심히 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 자신이 있으면 그 다음에 돈이 따라온다. 아니면 돈을 벌면서 작업을 포기하지 말라고”고 안타까운 조언을 하고 있음을 이야기 했다.
또한 “취업율을 잡는 잣대를 4대보험으로 평가하는데 빨리 법안이 통과되어 순수예술은 제외 되었으면 한다. 정부에서는 작가들이 작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비용과 공간을 제공해 주었으면 한다”며 “지금도 있기는 한데 1%에 불과하다”며 작가들의 환경이 점차 개선되기를 희망했다.
하 교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이미 나의 삶에 있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의 깊숙한 곳에 내재되어 있는 수많은 기억의 편린들을 들추어 점점 건조해져 가는 나의 생활을 부드럽고 깊이 있게 만드는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작품 활동에 심취한 자신의 모습을 표현했다.
또한 “아직은 출발점에서 얼마 오지 못했지만 가야 할 길이 멀기에 천천히 신중한 걸음으로 주변의 모든 것을 살피면서 그 곳에 다가가고 싶다”고 앞으로의 작품 활동 방향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