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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미중) ‘전략경제대화’와 예상되는 국제관계의 변화
G2(미중) ‘전략경제대화’와 예상되는 국제관계의 변화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07.31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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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전략경제대화, 새로운 국제질서의 물꼬를 터다.

근년 세계화의 진전과 함께 현행 국제관계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경제적 실익 즉 ‘국익’이다. 그 중심에 원유를 포함한 각종 자원이 있다. 미국이 이라크 전을 수행했던 이면에는 바로 중동석유시장 지배력과 무관하지 않다. 즉 세계 모든 국가는 지금  반드시 국익이라는 관심사항을 중심에 놓고, 국제관계에서 발생하는 외교적  현(사)안들을 다룬다.

지난 27일과 28일 양일 간 미,중 양국은 ‘전략경제대화’를 개최하고, 특히 경제현안과 관련해 서로의 요구를 일단 수용함으로서 상호협력의 새 길을 열었다. 소위 G2로 명명된 이들 두 국가는 이번 회담을 통해 경제, 외교, 안보,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다짐함으로서 21세기 신 국제질서의 태동을 예고했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세계 유일의 패권 국가로서의 세계적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최근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보듯이 적어도 경재부문에서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은 이로써 크게 약화되었다. 이와 함께 제기되고 있는 문제가 국제(무역)거래의 주요 결제수단 즉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에 대한 세계의 불안이다. 이처럼 미 달러화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면서 세계는 지금 세계경제 단위의 블록화와 함께 소위 '통화전쟁'을 수행 중이다.

이런 와중에 만일 중국이 현재 보유한 약 8,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를 지금 당장 시장에 내던질 경우 미 달러화 가치의 대폭락과 함께 미국은 즉각 디 폴트를 선언해야 하는 등 국가위기에 직면할 수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미국은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실현하지 않으면, 현재 수준의 달러화의 가치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경기침체 상황을 극복하기조차 또한 어렵다.

중국 역시 어떤 이유로 미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면 현재 보유중인 미 달러화의 양을 고려할 때, 엄청난 손실을 입는다. 이 경우 중국경제 역시 하루아침에 성장률의 급격한 하락과 함께 위기에 직면한다. 따라서 미중 양국은 적어도 경제부문에 있어서만은 현재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은 중국으로 하여금 기존의 수출중시의 경제정책근간을 내수 진작을 통한 성장전략, 즉 내수중시의 경제정책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대 중국 수출을 늘려 미중 간의 무역역조를 시정하려 했고, 미국의 의도대로 중국은 일단 이를 수용했다.

그 대신에 미국 역시 그 동안 중국에 대해 취했던 각종 최첨단 기술의 대 중국 수출금지조치를 해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번 회의에서 미중 양국은 직접적으로 무역균형 달성을 위한 위안 화 절상 문제나 중국 내의 인권 문제 등 매우 민감한 사항은 피해갔다는 점에서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미중 간의 전략경제대화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미국의 심각한 고려가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이후 미중 관계의 세계적 역할에 모종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좀더 지켜 보아야 하겠지만 일단은 세계의 정치 경제 중심에 미중이 같은 위치를 점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 외에도 이번 대화 중에 북한의 핵 문제 및 인권문제, 그리고 후계자 문제에 대한 시각 및 대북제재를 위한 유엔안보리 의결 제 1784호 준수에 대해 미중이 상호 의견을 같이 했다는 점을 우리는 주의 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향후 미중의 세계 정치경제적 역할 변화와 이것이 초래할 신 국제질서의 형성 또한 우리의 관심사다.

이후 국제관계의 변화 전망

아무튼 이번 미중 간의 ‘전략경제대화’는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 뒤이어 중국의 세계적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과시한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중국 경제의 세계적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지위가 급부상 하고 있고, 미국 역시 중국경제의 세계적 위상을 용인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무튼 위기의 세계경제를 구해내기 위해서도 이번 미중 간의 전략경제대화는 매우 유익한 회담이 되었지 않나한다. 그러나 보폭을 넓혀 이번 대화가 세계정치군사질서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구축된 미국의 군사외교 전략은 소련연방의 해체로 변화를 겪는다. 이로써 일단 새롭게 구축된 미국의 군사외교전략은 유럽과 오세아니아 그리고 일본, 한국을 잇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군사전략 라인은 최근까지 유효했다.

그러나 이번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이 기존의 군사전략라인에 이후 상당한 변화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미중 간의 협력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이 협력에서 소외되는 일본, 인도, 러시아 등의 국제시회에서의 지위변화다.

우선 일본은 당장 이번 미중 간의 전략경제대화를 계기로 일종의 소외감을 느낄 것이 뻔하고, 또한 이후 군사력 증강에 나설 공산이 매우 크다.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실험을 놓고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국가가 곧 일본이다. 급기야 일본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발사 실험을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그리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일본의 핵 무장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는 일본 총리의 발언도 나왔다. 이 같은 일본 총리의 발언은 지난 번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나온 것으로 언론은 전하고 있다.

아무튼 상호 국익의 관점에서 향후 미중관계가 크게 개선되면, 이는 중일, 미일 관계에 특정의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 때 일본은 러시아나 인도 기타 독일 등 제 3국과 연대하려 들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좀 동떨어지긴 하지만 나는 한 때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자면 미․북의 관계개선이 불가피하고, 이것이 이루어지면 남한이 소외되는 신 외교현상을 목격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사실 미국의 입장에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북한은 두말할 것도 없고, 미국국익에도 부합할 것이라는 점이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모든 상황이 반전되기는 했지만, 이 이전 미국은 중국이 세계패권국가로 성장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북한과 전격 협력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통해 의도했던 것도 바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개선되고, 종래 미국이 북한을 교두보로 하는 대 중국 전략을 수립한다면, 그 핵심 내용이 미국의 지지아래 중국의 동북3성에 대한 북한의 영토권 주장이다. 즉 미국은 북한을 앞세워 동북 3성에 대한 영토권을 내 세워 대 중국 압박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런 점에서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이 점까지 염두에 둔 미래국토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내가 한 말은 미중 ‘전략경제대화’로 일단 소설이 되었다.

그러나 세계 정치군사 지형은 국익에 따라 매 순간 변한다. 따라서 앞서 말한 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 현실이 되는 미래도 우리들 앞에 충분히 닥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중의 ‘전략경제대화’ 개최에서 보듯이 이후 한 동안 세계정치군사 질서는 미중 즉 소위 G2가 주도하게 될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이로 인해 세계의 정치군사 지형 또한 변할 것이 뻔하다. 물론 이 같은 국제관계의 변화가 향후 어떤 형태로 나타날 지, 현재로서는 그 양태를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모든 것이 변하듯이 앞서 말한 대로 국제관계 또한 반드시 변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국제관계 변화의 물꼬를 이번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일단 텄다는 점이다. 이제 그 물꼬가 터진만큼 미중러일, 그리고 인도 사이의 국제관계가 각국가 간 어떤 형태로 결합될지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

다만 한가지 미중이 전략경제대화에 나선 것은 두 국가 간에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따라서 이번 회의로 인해 이후 미중 간에 상호 신뢰가 확대되고 상호 발전적 관계를 반드시 유지하게 되리라는 예측 역시 불완전한 것이다.

오히려 이후 미중 양국이 극심한 대결구도로 치달을 수도 있다. 세계적 패권 국가의 지위를 놓고 벌이는 미중 간의 대결구도를 상정해 볼 수 있는 셈이다. 만일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한반도의 내부 즉 남북한 관계 역시 큰 변화 를 겪게 될 공산이 매우 크다.

 아무튼 이번에 개최된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양국가 간에 경제문제를 포함하여 광범위한 영역에 걸처 전방위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미중의 밀월 관계는 계속될 전망이다. 

200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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