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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훈 포토에세이 - 쿼바디스 도미네
이명훈 포토에세이 - 쿼바디스 도미네
  • 이명훈 기자
  • 승인 2013.03.23 2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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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폴란드의 작가 헨리크 시엔키에비치(Henryk Sienkiewicz) 소설 '쿼바디스(Quo Vadis)'에는 이런 장면이 있다. AD 65년경, 로마의 폭군 네로 황제는 방화범으로 기독교인들을 지목해 누명을 씌우고 잔악한 방법으로 기독교인들을 핍박하고 박해하기 시작한다.

베드로가 잔혹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로마를 떠나갈 때 십자가를 지고 걸어오는 예수를 만나게 된다. 베드로가 "쿼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하고 묻자 예수는 "네가 내 양들을 버리고 가니 내가 다시 한번 십자가에 못박히러 간다."라고 대답한다. 이 사진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스토리였다.

마하트마 간디는 예수를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기독교인들을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간디는 그 이유가 "그들은, 그들의 스승인 예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경에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죄를 고백하는 세리와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음을 당신께 감사드립니다'라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바리새인의 기도 비유가 나온다.

요즘 사람들은 기독교라는 말보다 개독교라는 용어를 즐겨쓰는 듯 하다. 이유가 무엇일까? 답은 마하트마 간디가 이미 말한 바 있다.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나 역시 간디가 말했던 부류의 한 사람에 속한다. 그러니 하나님을 열심으로 찾는 이들이여, 고개도 못드는 나를 두고 부디 바리새인의 고백은 하지 말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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