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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물결 뒤덮을 때 '미개'한 국가의' 미개'한 국민은 그들을 심판한다
노란 물결 뒤덮을 때 '미개'한 국가의' 미개'한 국민은 그들을 심판한다
  • 임대호 기자
  • 승인 2014.04.23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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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그동안 내가 잘 못 한 것 있으면 용서해줘” “00야 보고 싶다”, “총리님 제 딸을 살려내라는 게 아닙니다. 이렇게 이쁜 얼굴일 때 장례 좀 치르게 해 주세요”, 지난 16일, ‘세월호’침몰 사고를 전후로 아이들과 가족들 간 나눈 메시지들이다.

대통령이 사고 현장인 진도를 찾았다. 총리도, 장관들도 사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자식을 구조해 달라고 아우성치는 통곡의 현장에서 대통령은 마이크를 든다. “최선을 다 해 구조토록 하겠다. 약속한다”는 말이 메아리처럼 귓전을 때렸지만 누구도 대통령의 이날 약속을 의심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2월 25일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은 5천만 국민 앞에 이렇게 약속하지 않았던가?“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가장 먼저 지키겠다”고 국민과의 약속을 하늘처럼 여기고, 원칙과 정의롭지 못 한 것들을 과감히 척결하겠다던 대통령,

그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무슨 말인들 못하겠느냐 마는 바로 엊그제 실종자 가족들 앞에서 실종 학생들을 조속히 구조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 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을 강구하겠고 했다.

학생들의 구조를 기다리기라도 하 듯 세월호 선수가 하늘을 가리키며 얼굴을 내밀고 있을 때만 해도 이처럼 절망적이지는 않았고, 우리 손으로 뽑아준 대통령이 구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말 한마디에 무너져 내린 가슴을 쓰다듬을 수 있었다.

미개한 국민, 미개한 국가라고 조롱하는 어느 정치인 아들의 글을 탓하고 싶진 않다. 어쩌면 그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을지 모를 일이니까. 차라리 미개한 국가의 미개한 국민이었다면 이 처럼 참담 하지 않았겠지.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선동하는 사람이 있다는 집권여당 국회의원의 발언에 화나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는 절망적 상황에 놓인 국민들의 아우성을 그렇게 보았으니까.

종북좌파들이 국가를 전복하려한다는 또 다른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발언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들은 늘 자신들의 기득권을 기키기 위해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으니까.

기념 촬영을 하자고 한 어느 공무원의 의식 수준을 욕하지 않는다. 그들의 세계는 또 다른 세계가 있을 테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겠다던 대통령의 약속은 이미 거짓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그리 화나지 않는다.

미개한 국가의 미개한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미개한 사고와 미개한 의식을 가진 그들에게 가장 미개한 방법으로 대응하는 수단이 있을 뿐, 더 많은 미개한 국민들이 그들을 심판할 수 있어 미개한 국민임이 자랑스러울 수 있는 이유다.

300여명의 귀한 생명,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노란 물결이 하늘을 뒤덮을 때 미개한 국가의 미개한 국민은 그들을 심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도한다. 단 한명의 생명이라도 온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오기를 간절히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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