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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홀로 춤추다.
MB 홀로 춤추다.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09.02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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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홀로 춤추다.

이명박 대통령의 9.1 청와대 조직 개편 내용을 살필 진대 그 어떤 변화도 읽을 수 없다. 이를 애써 한마디로 압축하면 ‘MB 홀로 춤추다’라고 해야 할 듯. 그야 말로 기존 진영을 일그러뜨려 늘리고, 늘린 자리에 그 나물 그 밥을 얹었다. 이후 이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섞어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 지 궁금해진다. 이미 식상한 국민에게 그 비빔밥이 맛이 있을 리 없다. 물론 이 대통령에게는 이미 그들로부터 입맛이 굳은 터라 먹기에 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익숙한 비빔밥은 곧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청와대 조직 개편 역시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고작해야 1년 남짓 아닌가한다. 특히 오는 10월 재 보궐선거와 내년 6월 실시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참패가 이미 점쳐지고 있고, 이후 현 청와대 조직에 대한 국민의 거센 반발과 함께 이 대통령 역시 그 실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편 곧 단행될 내각 개편 역시 이 대통령은 국민의 눈을 의식하고 마음을 읽기 보다는 자신에게 충실한 인사를 단행할 될 공산이 크다. 이미 이 대통령의 눈은 분별력 자체를 잃었고, 마음 또한 둘 곳이 없어 보인다. 하기야 이 대통령이라고 하여 늙지 않을 리 없다. 만일 이 대통령이 늙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인사를 단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기야 바람이 분다고 바람을 따라 흔들리는 갈대와 같이 대통령의 인사가 우왕좌왕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국민의 눈과 마음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그랬지만 대통령 역시 인사문제에 있어서만은 앞서 말한 대로 홀로 춤춘다. 스스로 장단을 치고, 그 장단에 춤추는 이만 골라서 자신의 업무를 보좌시키는 셈이다. 이는 대통령의 닫힌 생각으로부터 나온다. 이처럼 대통령의 생각이 닫히면 자연히 정책 또한 특정 사안에 집중하는 등 닫힐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나타날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바로 독선이다. 독선은 옹졸하고 치졸한 정책을 낳는다. 우리는 이제 곧 이명박 정부의 옹졸하고 치졸한 정책과 맞닥트릴 것이다. 이는 매우 슬픈 일이다. 이런 형태의 정부 운영이 빚는 결과는 국가와 국민 모두를 침몰시켜 종래 새로운 위기를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위기요인이 한가득하다. 이 위요인은 국가와 국민이 합심하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것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국내경기나 세계경제가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지만 이는 너무 앞선 생각이다. 현실경제에서 경기회복을 말하는 이들은 관료나 경기를 예측하는 경제학자들뿐이다. 그들은 일종의 관변 전령들로서 기능한다. 즉 정부가 잘하고 있으니 국민은 안심해도 좋다고 전하는 우편배달부인 셈이다.

그러나 지금 전해지는 실제 우편은 오히려 국민을 기만하는 술책에 가깝다. 그 말을 믿고 국민은 빚을 내어 소비를 늘리고 있다. 주택을 담보로 하는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더군다나 이 대출이 집을 새로 사는 등 자산을 늘리는 데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한 대출비중이 매우 커져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 사실에 집중하지 않고, 지엽적 현상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옹졸하다고 한 것은 이런 정책 혹은 정책적 시각을 통칭한다.

아무튼 이 나라, 혹은 이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 국방, 외교, 그리고 이들 기관에서 정책을 운용하는 이들을 선택하는 대통령 인사는 결코 홀로 춤 출 일이 아니다. 두루 물어 함께 생각하고, 국민의 생각과 행동을 정책에 담고 아우를 수 있는 통합형 인사를 실현 할 때, 비로소 정부의 성공을 장담할 수 있다. 우리의 역대 정부 중 국민으로부터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 옳은 정부가 과연 있기는 한가?

현재와 같은 한국을 건설한 것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며, 어떤 고난과 시련이 닥치더라도 이 땅을 지켜 역사를 이어 갈 이는 오로지 국민뿐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홀로 춤추면 국민은 이를 당연히 외면한다.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한 정부가 어이 성공한 정부로 남겠는가? 이제 이 대통령은 홀로 춤추기를 멈춰야 한다. 위민, 위국 하려면 다함께 춤출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그 단초가 인사다. 따라서 인사에 나선 대통령은 당장 홀로 춤추기를 멈춰야 한다. 곧 이 대통령은 집권 2기를 이끌 각료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 내용이 자못 궁금하다.

200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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